철학
인간 존재, 지식, 가치, 이성, 언어의 근본적 본질과 원리를 탐구하는 인문학의 최고(最古)이자 기초 학문.
이론 (48) 철학 분야의 핵심 이론
인류 역사는 자기애에 기초하여 신을 멸시하는 지상의 도성(Civitas Terrena)과 신에 대한 사랑으로 자기를 잊는 영원한 하나님의 도성(Civitas Dei) 사이의 영적 투쟁과 구원의 여정이라는 역사신학.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누구에게나 살해당할 수 있으나 제물로는 바쳐질 수 없는 벌거벗은 생명(호모 사케르)과, 주권자가 법을 정지시키는 예외상태가 상시화된 현대 국가의 비극을 고발한 이론.
기존 지식과 언어 체계로는 포섭되지 않는 혁명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사건(Event)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의 흔적에 충실성(Fidelity)을 바침으로써만 새로운 진리가 탄생한다는 철학.
인간의 자아 정체성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파편화된 삶의 사건들을 플롯(이야기)으로 엮어내고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재해석하며 형성되는 서사적 정체성이라는 철학.
뿌리 중심의 수직적 위계 구조(수목형 사유)를 거부하고, 어떤 점이라도 다른 점과 연결되며 끊임없이 탈영토화와 새로운 배치를 생성하는 수평적 그물망(리좀) 철학.
인류 해방이나 절대 이성을 약속하던 근대 거대 서사의 정당성이 붕괴된 시대에, 포스트모던 예술은 재현 불가능한 것을 재현 안에서 증언하는 숭고(Sublime)의 충격을 통해 이질성과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이론.
현대 예술은 대중문화 산업의 달콤한 소비 상품화에 굴복하지 않고, 불협화음과 파편화라는 내적 형식의 자율성을 통해 전체주의적 화해와 지배 질서를 부정(저항)해야 한다는 비판미학.
이데올로기는 단순한 허위의식이 아니라 학교·교회·가족 등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를 통해 개인을 주체로 호명(Interpellation)하여 자본주의적 복종을 자발적으로 내면화시키는 물질적 실천이라는 이론.
서구 철학의 음성중심주의와 절대적 현전(Presence)의 형이상학을 비판하며, 언어 기호의 의미가 끊임없이 차이(Spatial)를 낳고 지연(Temporal)되는 차연(Différance)의 유희를 포착하는 해체 이론.
예술 작품과 일상 사물의 차이는 물리적 외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예술로 인정하고 해석하는 예술 이론과 역사적 담론의 망인 예술계(Artworld)에 의해 부여된다는 이론.
극악무도한 범죄가 사악한 악마적 본성이 아니라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는 생각의 무능(Thoughtlessness)에서 비롯된다는 악의 평범성과, 언어와 행위를 통한 공론장의 실천을 역설한 철학.
존재론 중심의 서양 철학을 넘어, 무방비 상태로 나를 응시하며 살해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 타자의 얼굴(Visage)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무한한 책임을 제1철학으로 선언한 윤리학.
이해는 중립적 객관성을 확보하는 기계적 기술이 아니라, 해석자가 지닌 역사적 선이해(선편견)와 텍스트의 역사적 지평이 대화를 통해 만나 새로운 의미로 녹아드는 지평융합이라는 이론.
단어의 의미는 고정된 대상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삶의 양식(Form of Life) 속에서 일정한 규칙을 따르며 수행되는 언어게임(Sprachspiel)의 실제 사용법에 있다는 언어철학.
종교의 본질은 특정 교조나 의식이 아니라 인간 삶의 가장 깊은 실존적 물음인 궁극적 관심(Ultimate Concern)이며, 무의미와 죽음의 불안에 맞서 자기를 긍정하는 존재의 용기라는 종교철학.
지각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추상적 계산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신체(Corps propre)가 환경과 직접 맞물려 행동 가능성을 파악하는 원초적이고 체화된 신체도식의 작용이라는 철학.
인간은 정해진 본질이나 목적 없이 세상에 먼저 내던져진 존재(실존)이며, 매 순간의 자유로운 선택과 결단을 통해 스스로 본질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무신론적 실존철학.
의미를 찾는 인간의 갈망과 냉혹하게 침묵하는 우주 사이의 불일치인 부조리(Absurde)를 직시하고, 헛된 희망이나 자살에 굴복하지 않고 끝없이 바위를 굴려 올리는 시지프처럼 당당히 반항해야 한다는 철학.
예술은 감각적 즐거움을 주는 사물이 아니라, 고흐의 구두 그림처럼 존재자의 진리가 작품 안에서 은폐를 벗고 스스로 드러나는 진리의 탈은폐(Aletheia)이자 세계와 대지의 투쟁이라는 예술존재론.
예술을 미술관에 박제된 고립된 오브제로 격리시키는 미학을 비판하고, 인간 유기체가 환경과 부딪치며 갈등을 극복하고 완결된 조화를 이룰 때 일어나는 생생한 일상적 경험의 정점이라는 프래그머티즘 미학.
인간(현존재)은 세계와 분리된 데카르트적 고립된 주체가 아니라, 이미 타인과 사물들의 관계망 속에 내던져져 살아가는 세계-내-존재(In-der-Welt-sein)라는 실존론적 존재론.
인간의 관계는 타인을 수단이나 정보로 취급하는 도구적 관계(나-그것)와, 온 존재를 다해 상대를 대등한 주체로 마주하는 인격적 만남(나-너)의 두 축으로 구성된다는 실존 대화철학.
종교의 근원은 도덕이나 교리가 아니라, 절대적 타자 앞에서 느끼는 전율과 공포(Tremendum)이면서 동시에 황홀한 매혹(Fascinans)인 비합리적 성스러움의 체험(누미노제)이라는 종교철학 이론.
고대 서사시가 누렸던 의미와 세계의 유기적 총체성이 산산조각 난 근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설은 분열된 영혼이 잃어버린 총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문제적 개인의 형식이라는 문학철학.
외부 세계의 실재성에 대한 자연적 믿음을 괄호 쳐 중지(에포케)하고, 의식이 대상을 향해 의미를 구성하는 지향적 본질 구조(노에시스-노에마)를 엄밀하게 직관하는 현상학.
시간을 공간적으로 분할하는 시계 바늘의 정적 측정을 넘어, 의식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유기적으로 스며들며 창조적으로 도약하는 생생한 흐름인 순수 지속(Durée)의 철학.
절대적 진리나 초월적 신이 사라진 허무주의 시대에, 생명의 근원적 충동인 권력의지를 긍정하며 스스로 삶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초인(Übermensch)의 철학.
인간이 쾌락의 공허함(미적 단계)과 도덕적 의무의 죄책감(윤리적 단계)이라는 실존적 절망을 거쳐, 신 앞의 단독자로서 신앙의 도약을 감행하는 종교적 단계로 나아간다는 실존철학.
현상계는 인간 인식 틀에 비친 표상(Representation)일 뿐이며, 세계의 궁극적 실체는 맹목적이고 끝없는 결핍을 낳는 살고자 하는 의지(Will)라는 형이상학적 염세주의 철학.
모든 실재와 역사는 모순과 대립(정-반)을 거쳐 더 높은 차원으로 종합·보존·지양(Aufheben)되는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자유와 자기의식을 실현해 나간다는 철학 이론.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취미판단)은 개인의 실용적 욕망이나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난 무관심적 쾌감(Disinterested Pleasure)이며, 숭고는 인간 이성의 무한성을 자각하는 미적 경험이라는 이론.
도덕 법칙은 조건적 이익이나 감정이 아니라,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위하라는 무조건적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에 기초한다는 의무론 윤리학.
사적 이익의 총합인 전체의지와 구별되는, 공동체 전체의 공공선과 정의를 지향하는 주권적 의지인 일반의지(Volonté Générale)에 복종함으로써 인간은 온전한 자유를 획득한다는 정치철학.
아름다움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주관적 감정에 달려있지만, 섬세한 감각, 훈련된 실천, 편견 없는 태도를 갖춘 이상적 비평가들의 합의를 통해 객관적인 취미의 기준이 확립된다는 미학 이론.
과거의 경험적 반복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귀납 추론은 논리적 필연성이 없으며, 인과관계는 사물 자체의 법칙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습관(항상적 결합)의 투사라는 회의주의.
인간의 마음은 태어날 때 아무런 글자도 적히지 않은 깨끗한 백지(Tabula Rasa)와 같으며, 모든 지식과 관념은 오직 감각과 반성이라는 후천적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는 인식론.
우주에는 오직 하나의 무한한 실체만이 존재하며 그것이 곧 신이자 자연(신즉자연)이라는 범신론적 일원론과, 존재를 보존하려는 생명의 역량인 코나투스(Conatus)의 윤리학.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감각과 명제를 철저히 회의한 끝에, 의심하고 사유하는 주체의 존재 자체는 결코 부정할 수 없다는 제1철학의 확실성(코기토)을 정립한 근대 인식론.
완벽함과 화려함을 추구하는 서구적 조형미와 달리, 사물의 덧없음(무상), 불완전함, 낡음의 소박한 정취(와비사비)와 비어있음으로써 충만해지는 여백의 미를 긍정하는 동양 전통 미학.
인간 이성을 통해 세계의 인과성과 목적성으로부터 신의 존재를 5가지 경로로 증명하고, 우주의 영구법에 기초하여 인간 본성에 새겨진 객관적 도덕 질서인 자연법을 체계화한 철학.
인간에 대한 근원적 사랑과 도덕적 자각인 인(仁)을 내면에 품고, 이를 사회적 규범이자 배려의 형식인 예(禮)로 실천하여 조화로운 대동 사회를 이루는 인문주의 도덕철학.
모든 존재와 현상은 홀로 존재하는 고정된 실체(자성)가 없으며, 무수한 원인과 조건이 상호의존하여 일어난다는 연기(緣起)와 공(空 / Śūnyatā)의 철학.
인위적인 규범과 제도적 통제를 버리고, 만물의 근원인 도(道)의 흐름에 순응하여 물처럼 다투지 않고 저절로 그러한 본성을 따르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철학.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대신, 끊임없는 질문과 반박(엘렝코스)을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무지와 논리적 모순을 깨닫고 참된 진리를 낳도록 돕는 대화적 탐구법.
감각으로 경험하는 현실 세계는 불완전한 그림자에 불과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불변한 참된 원형이자 궁극적 실재인 이데아(Idea)가 존재한다는 형이상학 이론.
도덕의 핵심은 의무 규칙이나 공리주의적 결과 계산이 아니라, 인간의 궁극적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을 실현하기 위해 과도와 부족을 피하는 중용의 덕성을 함양하는 것이라는 윤리 이론.
방탕한 감각적 쾌락이 아니라, 육체의 고통 부재(아포니아)와 영혼의 동요가 없는 순수한 정신적 평정 상태인 아타락시아(Ataraxia)를 최고의 행복으로 삼는 철학.
외부의 부귀영화나 고통처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이성과 덕을 지키며 격정에서 해방된 내면의 평정(아파테이아)을 추구하는 철학.